감정억제 2

영화 <미나리> 가족, 침묵, 정체성의 감정 심리학

말하지 않는 감정, 마음의 거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를 배경으로, 한 한인 이민 가정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낸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제이컵과 모니카 부부는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낯선 땅에 뿌리내리려 하지만, 그들의 감정은 쉽게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제이컵은 가족을 위해 농장을 일구며 모든 걸 희생하지만, 자신의 고단함과 외로움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 채 혼자 감당합니다. 모니카 역시 가족을 사랑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과 남편에 대한 실망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점차 무기력해집니다. 이러한 ‘감정 억제’는 부부간 정서적 거리를 만들고, 아이들마저 이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자라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감정적 단절(emotional detachment)’**이라 ..

영화 <코다(CODA)>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감정의 여정과 가족 안의 치유

침묵 속에서 자란 감정 : 루비의 감정 억제는 청각장애인 가족 속 유일한 청인 자녀인 ‘루비’를 중심으로, 가족과 세상의 경계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루비는 부모와 오빠를 대신해 세상과 소통하는 다리 역할을 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억누르고 살아왔습니다. 이 영화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지는 감정은 바로 ‘감정 억제’와 ‘자기표현의 부재’입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는 가족 내 역할 갈등(Role Conflict)과 자기 정체성(Self-Identity) 혼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루비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책임져야 하는 사람’으로 자리 잡았고, 이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 ‘감정을 숨기는 것’에 익숙하게 만든 환경이었습니다. 영화 초반, 루비는 자신의 감정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