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치유 2

영화 <메모리(Memory)> 기억 상실과 정서적 치유, 감정을 회복하는 두 사람의 심리학

상처를 품고 사는 사람들, 실비아와 사울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가진 두 인물—실비아와 사울—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실비아는 싱글맘이자 사회복지사이며, 오랜 시간 동안 성폭력 피해와 가족 내 학대라는 트라우마를 껴안고 살아갑니다. 반면 사울은 조기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기억이 점점 사라져 가는 남성입니다. 둘은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이후 실비아의 집 앞까지 따라온 사울의 행동을 통해 관계가 시작됩니다. 이때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기억과 감정이 혼재하는 관계의 시작”을 조심스럽게 보여줍니다. 실비아는 과거 학창 시절의 성폭력을 떠올리고, 사울을 그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오해합니다. 기억의 불확실성과 감정의 반응이 얽히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핵심적인 심리 구조를 드러냅니다. 두 인물은..

영화 <룸(Room)> 트라우마와 모성애, 감정을 회복하는 치유의 심리학

닫힌 공간, 닫힌 감정 : 트라우마의 심리 구조영화 은 납치와 감금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조이는 7년간 납치되어 작은 창고에 갇혀 있었고, 그 안에서 아들 잭을 출산하고 키웁니다. 이 폐쇄된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감금이 아니라, 감정이 억눌리고 고립된 심리적 구조를 상징합니다. 잭은 태어나 처음 본 세상이 그 방이었고, 모든 세계는 벽으로 둘러싸인 그 안에만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심리학에서 이는 **“외상 후 심리적 현실 축소”**로 설명되며, 극심한 스트레스 환경에서 감각과 감정이 일종의 자가방어 기제로 수축하는 현상입니다. 조이 역시 생존을 위해 감정을 억누르고, ‘모성’이라는 역할로 버티며 삶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녀는 자기감정과 점점 단절되며 **‘생존과 삶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