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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모리(Memory)> 기억 상실과 정서적 치유, 감정을 회복하는 두 사람의 심리학

상처를 품고 사는 사람들, 실비아와 사울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가진 두 인물—실비아와 사울—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실비아는 싱글맘이자 사회복지사이며, 오랜 시간 동안 성폭력 피해와 가족 내 학대라는 트라우마를 껴안고 살아갑니다. 반면 사울은 조기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기억이 점점 사라져 가는 남성입니다. 둘은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이후 실비아의 집 앞까지 따라온 사울의 행동을 통해 관계가 시작됩니다. 이때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기억과 감정이 혼재하는 관계의 시작”을 조심스럽게 보여줍니다. 실비아는 과거 학창 시절의 성폭력을 떠올리고, 사울을 그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오해합니다. 기억의 불확실성과 감정의 반응이 얽히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핵심적인 심리 구조를 드러냅니다. 두 인물은..

영화 <스틸 앨리스 (Still Alice)> 기억이 사라지는 순간, 감정은 어떻게 남는가

언어학자 앨리스, 정체성의 붕괴를 마주하다앨리스 하울랜드는 하버드대 언어학 교수로서 명성을 떨치던 지성인이었습니다. 세 자녀를 둔 어머니이자, 존경받는 학자로서 완벽한 삶의 전형을 살아가던 그녀는 갑작스러운 건망증과 실어증 증상을 겪기 시작하면서 일상의 틈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진단명은 ‘조기 알츠하이머’. 지성과 기억이 생존을 가능케 하던 그녀에게 이 병은 곧 정체성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언어학자로서 언어를 잃는다는 것은 곧 ‘나’를 잃는 것이었으며, 그녀는 이 무너짐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됩니다. 심리학적으로 이 상태는 **'인지적 정체성 해체(cognitive identity dismantling)'**로 정의되며, 자아 개념과 현실 인식의 괴리로 인해 심각한 감정 불안을 동반합니다. 앨리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