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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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9. 26.

    by. mindeulle1

    목차

      기후 재난 속 묶여 있는 개들이 도망치지 못한 채 산불과 폭우로 죽어간 사건들. 우리는 왜 그들을 지키지 못했는가?

       

       

       

       

      도망칠 수 없는 재난 속, 그들은 묶여 있었다

      2025년 초, 강원도와 경상북도 일대에서 연이어 발생한 대형 산불은 단 하루 만에 수백 가구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불길은 마을을 순식간에 삼켰고, 인근 주민들은 긴급 대피령에 따라 몸을 피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묶여 있던 개들을 구조하지 않았습니다.
      짧은 목줄에 묶인 채 개집 앞에서 꼼짝도 못 한 채로 불길 속에서 타들어 간 개들. 당시 언론에는 타버린 목줄과 그을린 개집, 검게 탄 뼈만 남은 현장이 잠시 등장했지만, 며칠 뒤엔 잊혀졌습니다. 그 누구도 묻지 않았습니다.
      “왜 개들은 풀어주지 않았는가?”
      “왜 그들은 함께 대피할 수 없었는가?”

      이것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예견된 구조 실패이자 방치된 학대였습니다. 기후 재난은 더 자주, 더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묶인 채 살아가는 존재들’은 탈출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후 재난에 묶인 생명: 산불과 폭우 속 개들의 참혹한 죽음
      기후 재난에 묶인 생명: 산불과 폭우 속 개들의 참혹한 죽음

       

       

      폭우에 잠긴 마당, 익사한 개들의 비극

      산불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엔 기록적인 폭우가 덮쳤습니다. 2025년 여름, 충청과 전라 지역에는 한 달에 걸쳐 60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저지대 마을 대부분이 침수되었습니다. 수많은 집들이 물에 잠기고, 마당에 묶여 있던 개들은 물이 차오르는 와중에도 도망칠 수 없었습니다. 어떤 개는 개집 위로 올라가 보았지만, 결국 물에 휩쓸려 사라졌고, 어떤 개는 그대로 줄에 목이 졸려 숨을 거두었습니다. 동물은 기후 재난의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개는 괜찮을 줄 알았다"고 했지만, 이것은 단지 무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를 ‘재산’ 혹은 ‘경계의 수단’으로만 보는 구조적 인식, 그리고 그 생명의 이동권, 탈출권, 구조권을 고려하지 않는 제도적 허점이 만든 결과입니다. 비건 실천이 말하는 동물권은 바로 이런 사각지대에 주목합니다. 고통받는 생명을 얼마나 포함시키고 있느냐가 실천의 깊이를 결정짓기 때문입니다.

       

       

       

      묶인 개는 언제나 ‘가장 마지막’에 고려된다

      산불과 폭우 같은 재난 상황에서 사람을 우선 구조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동물을 구조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후순위로 미루는 태도에 있습니다. 특히 짧은 줄에 묶인 마당개는 구조대가 접근하기 어렵고, 보호자조차 구조 의지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이들은 그 자리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어갑니다. 이것은 사고가 아니라, 이미 수없이 반복된 구조 실패입니다. 기록을 살펴보면, 매해 여름마다 재난 상황에서 익사, 과열사, 질식사, 감전사 등의 이유로 죽은 개들의 수는 파악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통계에도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시스템은 그들의 생존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사실을 너무나 오랫동안 모른 체 해왔습니다.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구조의 의지와 제도의 공백

      재난 발생 시, 지자체와 소방서는 긴급 재난 대응 매뉴얼을 가동합니다. 그러나 그 매뉴얼 어디에도 마당에 묶인 개를 구조하는 구체적인 지침은 없습니다. ‘이동 가능한 동물’만 보호소로 이송, ‘현장 접근이 어려운 동물은 임시 보호소 대기’, 결국 ‘묶인 개’는 제도 밖에 존재하는 생명이 됩니다.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소유자인 인간, 시스템을 설계한 정부, 무관심한 사회 모두가 나누어야 할 몫입니다. 특히 비건 실천자는 단지 소비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의 원칙과 제도적 틀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동물권은 현실을 반영해야 하며, 그 안에는 **“예외 없는 보호”**가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건의 시선: 생명을 위한 시스템을 다시 설계하자

      이제는 묻고 실천해야 합니다.

      • 왜 개들은 묶여 있어야만 했는가?
      • 왜 재난 속에서 구조받지 못했는가?
      •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비건은 단지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고통받는 존재를 외면하지 않는 실천입니다. 그 실천은 정책 제안, 사회적 목소리, 법률 개정, 캠페인 참여 등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사람만의 구조’를 넘어서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시스템은 묶인 개들을 위한 재난 대응 프로토콜을 포함시켜야 하고, 주민 교육, 반려동물 이동 대피 훈련, 임시 보호소와 연계된 구조 네트워크가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비건 실천과 동물권 확장의 현실적 연결점입니다.

       

       

       

      재난은 평등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외면할 수 없다

      올해의 산불과 폭우, 그리고 그 속에서 도망치지 못한 채 죽어간 개들. 그들은 이름도 없이 기록되지 않고, 다음 재난을 기다리는 또 다른 개들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결코 평등하지 않습니다. 가장 약한 생명에게 가장 큰 고통이 전가될 때, 우리는 공동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외면하지 않아야 합니다. 비건의 시선은 삶의 전 영역에서 생명의 존엄을 지키는 윤리적 감각입니다. 작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금 당신이 이 글을 통해 한 생명을 더 기억했다면, 다음 재난 속에서 그 생명을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